잠시 매운 현실을 맛보고 싶다면 볼 만한, 4번의 크리스마스
(Four Christmases)
크리스마스에 이혼한 부모님의 집을 방문하면서 갈등을 겪게 되는 커플의 이야기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자신을 온전히 놓길 원치 않으며 자신의 방식대로 서로의 관계를 이어나가길 원한다. 가족을 만날 때마다 끔찍한 요소를 모아놓고 가장 이상한 가족 배틀을 하는 것 마냥 보여준다. 주인공들의 얼굴에서 미소는 찾아볼 수 없다. 가족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건 가족이 이상한 것 때문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마음에 그것들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있어서인 것 같다.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지만 조금 더 속도가 빨라진 케이트와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 브래드 사이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4번의 크리스마스여서 몇배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기대했지만 크리스마스 영화 특유의 분위기가 잘 느껴지지 않고 개그 코드가 잘 맞질 않았다. 하지만 커플들의 현실적인 고민거리를 풀어내고 있는 진지함이 있었다. 진짜 커플 같은 긴장감도 있었는데 둘의 미묘한 감정의 어긋남이 너무 리얼해서 '둘이 잘 됐으면'이 아니라 '어쩌려고 저런 말을 하나'싶은 지점도 많았다. 리즈 위더스푼과 빈스 본, 그리고 연기력이 보증된 배우들이 함께해서 연기는 좋았지만 갈등에서 다음 단계로의 진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흐름이 끊기는 부분이 아쉽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즐거운 것만 봐야 하는것만은 아니다. 지금은 좀 더 즐겁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잠시 현실을 다시 맛보고! 따뜻하고 즐거운 영화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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